감상평을 쓰기 전에 일단 먼저 하나 짚고 갈 게 하나 있다. 내가 해외 소설을 볼 때마다 자주 제기하는 문제인데, 바로 번역이다.
미리 밝혀두지만 이 책의 번역은 허접 그 자체로서, 쓰레기다. 영문학인데, 어투나 용어들을 보면 일본책을 베낀 듯한 흔적도 군데군데 보인다. 번역자가 영문학을 전공한 서울대 교수라는데.. -_- 나이 많으신 노교수께서 친히 휘하의 대학원생들을 착취해주셨던 듯 하다..라고 처음엔 생각했으나, 책 뒤에 붙어있는 번역자 자신의 작품 해설을 보니 직접 했을 수도 있겠구나 싶다. 작품 해설이란 것도 허접스럽기 그지없기 때문이다. 상투적이다 못해 하도 봐서 짜증나기까지 하는 영미권의 이른바 '신비평'에 대한 준엄한 비난(-_-)으로 시작한 해설은 '번역자 자신이 조셉 콘래드를 전공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라고 밖에는 설명이 안되는 열렬한 콘래드 옹호로 끝나는데, 더욱 가관인 것은 해설 도중 'New Critisicm'을 비판하고 조셉 콘래드의 배경을 주저리주저리 읊어대던 역자가 갑자기 태도를 일변하여 '그러나 지면상 작가의 배경은 배제하고 작품을 해설하겠다.'라고 선언하고는 정말 그렇게 해버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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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정말이지 민음사를 욕하지 않을 수 없다. 에디터가 책을 한 번 다 읽어보지도 않고 책을 내놓는 것인지.. 안그래도 콘라드는 원문도 상당히 난해한 사람인데, 이런 허접 번역으로 책을 내놓는 건 정말 무책임하다. 이번에 세계문학전집을 내놓는 발간사의 첫 구절에 떡하니 '세대마다 문학의 고전은 새로 번역되어야 한다.'라고 당당하게 써놓지나 말든가.. 음, 민음사 판 세계문학전집을 좋아하는데;; 가끔씩 이렇게 아연해질 때가 있다. ㅠ
항상 내 결론은 하나다. 소설은 번역도 작가가 해야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잘나셨다는 교수님이 번역을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글 쓰는 재주가 없는 사람이라면, 초등학교도 안 나온 작가보다도 훨씬 못하다. 이런 건 출판사보다도 교수님들이 좀 깨달아줘야한다. 청탁이 들어와도 안 맡으면 되는 것 아닌가? 제발 자신에게 능력이 없음을 인정하고, 번역자로 이름을 걸어놓는 것 자체로 창피가 되는 일은 스스로 하지 말아 주세요.
#2.
소설은 콘라드란 이름에 걸맞게 상당히 좋다. 간단히 말해 암흑의 핵심은 '진리'이며 '진리'는 당연히 암흑에 싸여있는데, 그것을 제국주의 식민시대라는 배경 안에서 아프리카 콩고의 강을 따라 들어가는 공간으로 치환하여 표현하고 있다.
주인공은 '커츠'라는 인물을 데려오기 위해 강 깊숙한 곳, 내륙을 향해 기선을 몰고 가는 선장이며 그는 결국 '커츠'라는 인물을 만나 그와 '진리'를 일정부분 공유하게 된다. 내가 상당히 인상깊었던 것은 커츠는 그 후 돌아오던 길에 사망하는데, 그 후 주인공은 커츠의 약혼녀를 만나지만 그녀에게 진리(?)를 은폐하고 그녀가 원하는 것을 들려주는 장면이었다. 이 세상의 현실을 압축적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할까..
#3.
대충대충 줄거리를 써놔서 그렇지, 상당히 어렵고 파악이 쉽지 않은 소설이었다. 하지만 생각할거리를 많이 던져주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 짧은데다 의외로 단순한 구조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참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한 한계는 있다. 제국주의를 비판하는 면모를 보여준다고 번역자는 억지로 끼워맞추지만 글쎄.. 내 생각엔 그런 점으로 평가받기에는 너무 민망할 정도로 약한 작품이고, 오히려 구성을 참 잘한 작품으로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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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번역 말인데, 기본적으로 받은 번역본을 무리하게 뜯어고치지 않는 것이 민음사의 강점이라고 하대.-_-
상당한 강점이네 -_-;;;;;
야! 내가 제리야~
테러할테다!!!!